내 돈 내 산 어학원 후기

호주에 온 김에 어학연수를 꼭 하고 싶어서 어학원에 등록했다.
그 많은 어학원 중에서 ILSC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다면, 단연 위치 때문!
타운홀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학원 입구가 있다.
다만 1~2년 내로 타운홀 근처가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간다고 하니 조만간 학원이 이사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.
나는 한국에서 유학원을 통해 등록해서 온 케이스가 아니라, 첫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뒤 헤드티쳐와 함께 입학시험을 봤다.
시험 결과는 I4+ 반 배정.
웃픈 건, 8개월 과정을 마친 마지막 반도 결국 I4+였다는 점…
호주 어학원의 레벨은
비기너인 B1–B2,
인터미디어트 I1, I2, I3, I4,
그리고 어드밴스드 A1, A2로 나뉘어 있다.
다만 상위 레벨은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새로운 반을 잘 개설해주지 않는다.
3번째 세션부터는 어드밴스드 레벨로 올라갔지만, 결국 반은 계속 I4+ 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.
참고로 나는 호주에 도착하고 현지 에이전시에 문의해서 학원에 등록했다. 이벤트 중이라 어학원 기간 4주 정도 연장해서 받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.

이 어학원의 최대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아닐까.
몇 백 명의 학생이 세 대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6층과 7층, 가끔은 9층으로 수업을 들으러 가는데
이틀에 한 번 꼴로 엘리베이터가 한 대만 작동한다.
그렇게 되면 그날은 아침부터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덕분에 유산소 운동도 한다. 학생 운동 시켜주는 학원 최고네..
그런 날엔 건물 밖을 빙 둘러 학생들이 줄을 서 있다.
오래된 건물이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하는데, 솔직히 불편했다.

나는 항상 원어민 선생님에게 수업을 들었지만, 레벨이 낮은 반의 경우 인도인 선생님이나 다른 비원어민 선생님이 수업을 맡는 경우도 있다.
또 하나의 특징, 한국인이 정말 많다.
정말 많다.
한 반에 16~17명 정도 되는데, 그중 절반이 한국인인 경우도 있었다.
아니면 스페인어권 학생들도 많다.
그리고 신기하게도 다들 하나같이 제시간에 잘 오지 않는다.
수업 시작 시간인 8시 반에는 보통 나, 그리고 많아야 한두 명 정도만 와 있고
나머지는 수업이 시작된 뒤에 슬금슬금 나타난다.
부모님이 어학연수로 보내준 어린 친구들이라 그런 걸까.

수업은 월화수에 코어클래스, 목금에 일렉티브클래스로 나뉜다.
코어클래스에서는 커뮤니케이션, 아카데믹 영어, 아이엘츠, 커피 클래스 정도를 선택할 수 있고,
일렉티브는 종류가 꽤 다양하다. 시드니를 통한 영어, 음악, 요가, 쓰기, 듣기·말하기 등 여러 수업이 있다.
그중 내가 제일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은 단연 퍼블릭 스피킹.
여덟 세션 중 네 번이나 들었다.
퍼블릭 스피킹 수업이지만, 인생수업 같은 느낌?!
마크 선생님 최고!

한 세션은 4주로 구성되고, 4주 차 금요일에는 반 친구들과 소풍을 간다.
시드니 천문대, 맨리비치, 달링하버 등 원하는 곳을 정해 다녀올 수 있다.
8개월 동안 다니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자면...
위치는 좋지만, 건물 시설과 학생들의 출석 태도는 불편했다. 중간중간에 자꾸 학생들이 들어오니 수업 흐름이 계속 끊긴다.
이건 다른 학원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도 하고.
또 나처럼 중상급 정도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은 8개월이나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. 마지막 4달은 했던 책만 반복했고 책값은 미리 냈음에도, 실물 책은 받지도 못하고 전자책으로 대체하거나 학원소유의 책을 받아서 다시 돌려줘야 했다.
그래도 영어가 꽤 많이 늘었다. 매일 쓰니까 확실히 는다.
말하는데 자신감이 붙었고, 아카데믹 영어 수업을 들은 덕분에 쓰기 실력도 많이 늘었다.
(아카데믹 선생님은 레베카가 진짜 좋았다.)
이제 졸업했으니 일을 구해볼까나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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